에스콰이어 코리아에서 제공한 콘텐츠로 제작한 Poster 스킨 데모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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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ECH/자동차

‘셰이핑 더 퓨처’ 폭스바겐을 가다

미래 기술은 이미 와 있다. 다만 흩어져 있을 뿐이다.

 

 

베를린 시내를 가로지르는 슈체친 운하에서 유람선이 천천히 순항하고 있었다. 2층 선상에서 주변의 멋진 건물들과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날씨는 좋고 하늘은 맑았다. 문제는 그런 풍경을 감상할 만큼 선상의 분위기가 여유롭진 않았다는 것이다. 유람선에서는 폭스바겐 그룹이 개최한 ‘셰이핑 더 퓨처(Shaping The Future)’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총 네 파트로 구성된 이번 행사의 첫 번째 주제는 ‘디자인 철학’이었다.

 

베를린 시내를 가로지르는 슈체친 운하에서 유람선이 천천히 순항하고 있었다. 2층 선상에서 주변의 멋진 건물들과 한가롭게 산책하는 사람들이 보였다. 날씨는 좋고 하늘은 맑았다. 문제는 그런 풍경을 감상할 만큼 선상의 분위기가 여유롭진 않았다는 것이다. 유람선에서는 폭스바겐 그룹이 개최한 ‘셰이핑 더 퓨처(Shaping The Future)’ 행사가 진행되고 있었다. 총 네 파트로 구성된 이번 행사의 첫 번째 주제는 ‘디자인 철학’이었다.

 

미래 자동차 디자인에 대해 궁금한 것이 많았다. 그래서 여러 디자이너를 만나 다양한 질문을 던졌다. 그럴 수 있는(그럴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다. 내가 탄 유람선 안에는 폭스바겐 그룹에 속한 12명의 자동차 디자이너가 있었고, 최종 목적지인 ‘폭스바겐 퓨터 센터 유럽’까지는 두 시간이나 더 가야 했다. 그룹 차원에서 이렇게 많은 디자인 총괄(혹은 수석)이 한자리에 모인 것도 이례적인 일이었다.

 

폭스바겐 승용차, 상용차를 비롯해 부가티, 벤틀리, 아우디, 스코다, 세아트, 람보르기니, 두카티, 스카니아, 만트럭버스를 대표하는 디자이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아쉽게도 포르쉐 디자이너는 참석하지 못했다.

 

“미래 자동차는 어떤 관점에서 디자인할까요? 완전한 자율 주행이 현실이고, 차를 공유하는 시대가 온다면 소비자가 외관 디자인을 보고 차를 선택하진 않을 거 같은데요.”

 

질문을 들은 마크 리히테 아우디 디자인 총괄이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미래에는 지금과는 관점이 완전히 다를 겁니다. 내 생각에는 미래의 자동차는 ‘사용 목적’에 100% 부합하게 될 겁니다. 지금처럼 여러 기능을 갖출 필요가 없는 것이죠. 장거리를 이동하는 차에는 푹신한 소파나 침대를 달 수도 있습니다. 시내를 주행하는 차와 주말에 레저 용도로 쓰는 차는 전혀 다른 패키지 디자인으로 만들겠죠.”

 

사용 목적. 미래 자동차 디자인에서 중요한 단서다. 그와 인터뷰를 마치고 또 다른 디자이너에게 질문을 던졌다. 이번에는 클라우스 비숍 폭스바겐 디자인 부문 총괄과 이야기를 나눴다. 그가 이야기한 핵심은 이랬다.

 

 

“폭스바겐은 미래에 자동차가 인간의 동반자가 되길 바랍니다. 우리가 고객의 생각을 제품 디자인으로 표현하는 이유죠. 소통하는 겁니다. 기술의 최적화 측면에서는 자동차가 지금보다 더 복잡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용자 입장에서는 복잡하면 안 되죠. 그래서 최대한 단순화시키는 디자인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좋은 이야기였다. 그러나 이건 폭스바겐 브랜드에 국한된 의견이기도 했다. 폭스바겐 그룹에는 대중 차부터 프리미엄 자동차와 하이퍼카, 심지어 트럭 전문까지 다양한 브랜드가 존재한다. 따라서 다른 브랜드의 미래 디자인 전략도 중요했다. 슈퍼카의 독보적인 존재가 된 부가티는 어떤 미래를 꿈꿀까. 아힘 안샤트 수석 디자이너에게 비슷한 주제로 질문을 던졌다.

 

“부가티는 자동차업계라는 피라미드 구조의 정점을 목표로 합니다. 그러려면 ‘부가티 센세이션’이 필요하죠. 즉 차를 운전하는 순간이 아주 특별해야 한다는 겁니다. 그러니까 궁극적으로 우리의 미래에는 자율 주행 같은 기술이 중심은 아닐 겁니다. 50년 후 가솔린 엔진이 더 이상 존재하지 않더라도 부가티는 운전이란 관점에서는 특별할 겁니다.”

 

벤틀리의 수석 디자이너 슈테판 지라프는 미래의 디자인을 이렇게 설명했다. “벤틀리 같은 프리미엄 브랜드는 역사와 유산을 유지하면서도 새로움을 추구해야 합니다. 압니다. 어려운 일이죠. 우리의 장인 정신이란 핵심 가치는 변하지 않겠지만 그 외의 부분은 새로운 모빌리티 형태로 빠르게 변해야 합니다. 제 생각에 앞으로 등장할 벤틀리는 새로움(변화)이 70%, 유산과 전통이 30% 정도 비중일 것 같아요.”

 

폭스바겐 그룹에 속한 대표 자동차 디자이너들이 저마다 의견을 내놨다. 모두가 하나같이 뚜렷한 철학과 전략을 가진 듯했다. 그런데 미래의 자동차를 이야기하면서 폭스바겐 그룹은 왜 이렇게 디자인을 강조하는 것일까? 그들은 앞으로 자동차 시장에서 디자인이 더 중요해질 것을 이미 알고 있었다.

 

마이클 마우어 폭스바겐 그룹 디자인 총괄에 따르면, 앞으로 디자인에 따라 어떤 자동차 브랜드가 살아남을 것인지가 결정될 것이라고 한다. 자동차와 모빌리티 세상은 전보다 더 빠르고 역동적으로 변하지만 현재 업계는 주로 기술적 측면만 강조한다. 그러나 지속 가능한 기술의 혁신을 이루기는 점점 더 어렵기에 자연스럽게 브랜드 간의 모방 주기가 짧아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그래서 폭스바겐 그룹은 각 브랜드의 정체성을 강화한다는 목적 아래 미래 자동차의 디자인을 지금부터 준비하고 있다. 이미 세계 7곳의 타임존에서 근무하는 다국적 디자인 팀을 통해 전 세계적인 아이디어와 동향을 취합하고, 오픈 프로세스를 갖춘 퓨처 센터를 바탕으로 미래 모빌리티라는 결실을 만든다. 그렇게 선상 위에서 자동차 디자인의 미래를 이야기하는 동안 어느새 배는 폭스바겐 그룹 퓨처 센터 유럽에 도착했다.

 

미래를 향한 디지털 노하우와 협업

폭스바겐 그룹 퓨처 센터는 유럽, 아시아, 미국에 거점을 두고 있다. 이번에 방문한 퓨처 센터 유럽(독일 포츠담)의 경우 일반적인 제품을 개발하지 않는다. 시간을 두고 개발이 필요한 사용자 경험(UX), 인터페이스 디자인, 제어 논리, 실내 디자인 콘셉트 같은 기술을 세계 최고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일을 담당한다. 이들은 각 지역의 전문가 혹은 다른 퓨처 센터와 협업한다. 그러니까 앞으로 우리가 사용하게 될 미래 모빌리티와 신기술의 개념이 이곳에서 완성된다. 절대로 개방된 공간이 아니다. 외부인이 사진기를 들고 건물 안까지 들어온 것도 이번이 처음이라고.

 

퓨처 센터 유럽에 도착하자 그룹 내의 여러 브랜드와 협업한 결과를 즉각 볼 수 있었다. 우리를 위해 일부러 앞마당에 전시물을 배치했다. 폭스바겐 ID 비전과 크로스, 포르쉐 E 크로스 투리스모, 아우디 e-트론 비전 GT, 람보르기니 테르조 밀레니오, 부가티 시론 콘셉트카 등 그 규모가 모터쇼를 방불케 했다. 늦은 시간이어서 퓨처 센터 유럽에서 준비한 별도의 콘퍼런스는 없었다. 하지만 폭스바겐 그룹의 미래 자동차가 만들어지는 허브에 직접 왔다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뜻깊었다.

 

 

다음 날 우리 일행은 독일 하노버에서 개최되는 2018 세빗(CeBIT, 하노버 국제정보통신박람회)에 참석했다. 이 자리에서 폭스바겐 그룹은 미래의 디지털 기술 방향과 자율 주행 자동차 세드릭의 최신 버전 액티브를 공개했다. 현장에서는 아주 많은 양의 정보를 접할 수 있었다. 정리하자면 대부분이 디지털 역량에 관한 것이었다. 특히 인공지능(AI), 양자 컴퓨팅과 블록체인같이 현재는 실체가 없는 미래 기술에 과감히 투자하고 있었다. 인공지능의 경우 80여 명의 전문가로 구성된 데이터 랩 센터를 통해 자동차와 고객, 서비스와 관련된 데이터를 분석하고 인공지능과 결합한다. 자율주행차를 위한 머신 러닝 시스템도 이곳에서 개발한다.

 

양자 컴퓨팅 또한 중요한 과제로 다루고 있었다. 양자역학 원리로 작동하는 미래형 컴퓨터 기술(병렬 처리)을 바탕으로, 기존 연산 처리 방식이 해결할 수 없었던 문제를 해결한다. 그러니까 지금까지의 발전 방향과는 전혀 다른 방법으로 도약을 준비한다는 의미였다.

 

폭스바겐 그룹의 발표가 끝나고 요한 융비르트 폭스바겐 그룹 최고디지털책임자(CDO)가 세빗 박람회장을 돌며 최신 기술을 소개했다. 드론, 로봇, 빅데이터 등 각 분야에서 괄목할 성적을 내는 기술이었다. 폭스바겐이 이에 주목한다는 의미이기도 했다. 방대한 영역에서 이뤄지는 협업과 기술의 융합. 앞으로는 이런 방식이 더 중요하다는 것을 폭스바겐 개발자들은 알고 있었다.

 

 

하노버 국제정보통신박람회에 이어 방문한 것은 아우토슈타트였다. 독일 자동차 산업 도시를 대표하는 볼프스부르크에 위치한 랜드마크. 폭스바겐 그룹의 본사와 조립 공장, 테마파크, 출고 센터, 다양한 자동차 박물관 등으로 구성된 곳이다. 이곳에서 우리는 ‘미래의 도시 모빌리티’라는 주제의 특별전을 관람했다. 커다란 방에 12m² 규모의 미래 도시 모형과 세드릭 나이트라이프 콘셉트카가 전시되어 있었다.

 

여기서는 ‘미래에 우리는 얼마나 이동할 것인가, 그리고 어떻게 이동할 것인가?’에 대한 해결책을 집중적으로 다뤘다. 1:87 비율로 지은 도시 모형에는 셔틀버스, 택시, 택배 트럭 등 모든 이동 수단이 완전 자율 주행 전기차로 구성됐다. 그래서인지 시내는 정체 구간이 크게 줄었다. 도심에 주차장이 필요 없으니 거주지가 상대적으로 넓고 쾌적했다. 모든 자율 주행 자동차는 필요 시 도시 외곽의 주차 공간으로 스스로 이동했다. 그럼 로봇이 배터리를 충전하거나 차의 상태를 진단하면서 충전소(주유소)와 정비소 역할도 했다. 폭스바겐이 꿈꾸는 모빌리티의 생태계 변화였다. 이런 변화가 이동성과 제품 운송에 긍정적인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주장이다.

 

인간과 기계가 만나는 접점을 고민하다

일정의 마지막 날, 독일 볼프스부르크 근처에 위치한 폭스바겐 그룹의 대표 연구 개발 테스트 서킷인 에라-레지엔에 방문했다. 인공위성에서 보일 만한, 세계에서 가장 큰 자동차 주행 시험장이다. 그룹 내 모든 브랜드가 이곳을 이용하기에 보안이 철저했다. 모든 전자 기기의 사용이 불가능했다. 여기서 접해보니 미래 자동차 기술은 완성품이 아니었다. 폭스바겐 그룹 연구소가 담당하는 다양한 연구 결과의 일부였다. 자율 주행, 능동형 안전 기술, 새로운 수준의 배터리와 네트워크 연결성이 대표적이다. 당장 형체가 없거나, 일부는 이제 막 개념이 정립된 단계도 있었다.

 

폭스바겐 그룹이 이런 연구 개발에 많은 에너지를 쏟는 이유가 있다. 그들은 아직 현실로 실현되지 않은 무언가를 정의하고 예측하는 과정에서 발생 가능한 모든 변수를 고려하는 것이 중요한 과제라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실로 방대한 분야에서 과학 연구를 수행하고 있으며 새로운 아이디어를 발전시키기 위한 창업에도 꾸준히 투자 중이다.

 

연구 분야 전시에서 자율 주행과 관련해 흥미로운 기술 두 가지를 발견했다. 먼저 휴먼 머신 인터페이스(HMI)를 이용한 자동차 외부 커뮤니케이션이다. 자율주행차가 보행자나 자전거 라이더에게 경고(신호)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연구였다. 2018년형 폭스바겐 티구안을 개조해 만든 연구 차가 시선을 끌었다. 전면 그릴과 트렁크, 차체 양쪽 도어 패널에 각각 32인치 크기의 LCD 스크린을 장착했다.

 

차 외부에 달린 스크린을 통해 이루고자 하는 것은 소통이었다. 가령 골목에서 갑자기 뛰어나온 보행자를 발견하고 자율주행차가 급정거했다고 가정해보자. 뒤따르는 자동차 혹은 자전거 라이더의 입장에서 그 순간을 파악하기가 어렵다. 이때 차 외부 스크린에 보행자 표시가 뜨는 식이다. 연구용 자동차에는 바닥으로 불빛을 쏴서 경고를 보내는 장치도 있다. 스마트폰 같은 개인용 단말기를 사용 중인 보행자에게 위험을 알리기 위한 것이었다.

 

경고 메시지를 특정 방향으로 보내는 기술도 흥미로웠다. 소리를 레이저처럼 원하는 방향으로만 보내는 극초음파 음향 스피커를 활용한 것이다. 방향성 스피커는 이미 2000년대 들어 그 잠재 가능성을 인정받았다. 그럼 이걸 자동차에서 활용한다면 어떨까? 실제로 체험해봤다. 일단 스피커로 실제로 녹음한 도시의 소음을 크게 틀었다. 그리고 특정 음파를 보내는 방향성 스피커를 통해 20m 떨어진 위치에 서 있는 나에게 경고를 보냈다. 그러자 갑자기 ‘워닝, 워닝(경고, 경고)’이라는 목소리가 또렷하게 들렸다. 소리가 들리는 방향을 명확하게 인지할 수 있었다. 신기한 것은 내가 서 있던 위치에서 두 발자국 옆으로 움직이면 경고음이 전혀 들리지 않았다는 것이다.

 

멀미를 제어하는 연구도 시선을 끈다. 자율 주행 자동차를 탄 승객이 멀미를 느끼는 상황을 고려한 연구였다. 실제로 이런 일이 일어날 가능성은 높다. 일반적으로 멀미는 인체의 시각 정보와 근육의 감각(방향이나 속도), 귀 안쪽의 반고리관의 평형 정보가 일치하지 않을 때 발생한다. 하지만 멀미는 체질이나 환경에 따라 느끼는 범위가 모두 다르기에 완벽하게 해결하기가 어렵다. 그래도 성과는 있다. 연구자들은 인간이 멀미를 느끼는 조건을 관찰하는 과정에서 멀미 직전에 안면 근육이 변화(반응)하는 증상을 발견했다. 이를 자동차 실내 카메라로 연결하면 자동차가 승객이 멀미를 느끼기 전에 미리 주행 패턴을 바꾸거나 잠깐 멈출 수 있다. 놀랍지 않은가? 많은 사람이 자율 주행 자동차라는 단순 기술에 집중하고 있을 때 폭스바겐 그룹 연구소는 미래의 어느 지점에서 일어날 인간과 기계의 접점 문제까지 고민하고 있었다.

 

 

행사의 마지막 하이라이트는 세드릭(셀프 드라이빙 콘셉트카)을 경험하는 것이었다. 세드릭은 접근성과 쾌적함, 조용하고 안전하고 편리함을 목표로 만들어졌다. 완전 자율 주행 자동차(레벨 5)이기 때문에 차를 제어하는 데 필요한 기구가 없다. 스키장 곤돌라처럼 승객이 서로 마주 보고 앉는 구조다.

 

스마트폰 모바일을 활성화해 목적지를 입력해 세드릭을 불렀다. 그러자 곧 세드릭이 조용히 나에게 접근했다. 안전하다는 신호로 윈드실드가 파란색으로 변했다. 그리고 도어 패널 안쪽으로 ‘Hello’라며 인사를 건넸다. 가까이 다가서자 스마트폰을 인식하고 세드릭이 문을 양쪽으로 활짝 열었다. 실내에 앉았다. 공간은 넓고 쾌적했다. 양쪽 시트 뒤로 커다란 디스플레이가 달려 있었다. 그곳에 가야 할 목적지와 경로가 나타났다. 출발은 버튼 하나면 됐다. 팔걸이에 달린 출발(GO) 버튼을 누르자 기다렸다는 듯 움직이기 시작했다. 세드릭이 부드럽게 코스를 따라 달렸다. 코너 입구에서 속도를 부드럽게 줄이는 똑똑함도 보여줬다. 위화감이 없었다. 제한된 공간에서 이뤄진 테스트라 많은 것을 느끼고 경험하진 못했다. 하지만 이런 차가 미래에 도심을 활보할 것이라는 주장은 꽤 설득력이 있었다.

 

 

세드릭은 단순히 이동 수단에서 벗어나 공간의 이동 수단이라는 개념도 구축했다. 세드릭 나이트라이프 콘셉트처럼 노래방 기계가 달린 구조도 제안했다. 사용자의 요구에 맞춰 게임, 영화관, 심지어 식당이나 침실까지도 가능하다. 모빌리티의 개념이 라이프스타일에 직접 결합되는 새로운 영역이다.

 

이처럼 폭스바겐 그룹은 실로 방대한 영역에서 미래를 준비하고 있었다. 미래의 기술과 개념은 멀리서 볼 때 조각난 퍼즐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런 퍼즐을 그룹 차원에서 효과적으로 정리하고, 새로운 수준의 결과로 꾸준히 바꾸고 있었다. 이번 행사의 주제인 ‘셰이핑 더 퓨처’도 그런 의미였다. 미래를 무작정 만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정해진 소스를 통해 미래라는 형태를 잡아가는 과정이었다. 갑자기 이들이 만드는 미래 모빌리티가 궁금해졌다. 언제가 될지는 아무도 정확히 예상할 수 없다. 하지만 이런 준비가 꾸준히 이뤄진다면 현실이 되는 건 예상만큼 멀지 않았다는 생각이다.

 

공유 모빌리티, 모이아

폭스바겐 그룹은 자율주행차가 현재 이동 수단의 문제를 해결하길 바랐다. 그래서 모이아(MOIA) 서비스에 과감히 막대한 비용을 투자했다. 모이아는 이동 경로를 공유하는 개념의 이동 수단이다. 6명이 탈 수 있는 미니밴 형태의 전기차를 바탕으로 한다.

 

 

핵심 기술은 목적지에서 출발지까지 이동하는 동안 비슷한 경로로 움직이는 사람들을 최대한 한 차로 모아서 경로를 공유하는 것이다. 스마트폰 앱으로 공유된 승합차가 각기 다른 위치에 분산된 이용자를 태우고 원하는 목적지에 정확히 데려다준다. 결과적으로 중복 경로의 자동차가 그만큼 줄어들고 도로 정체가 3분에 1 이하로 유지된다. 제한적 테스트였던 하노버에 이어 모이아의 두 번째 프로젝트는 독일 함부르크에서 2019년부터 진행할 예정이다. 초기에 200대의 전기차를 투입하고 3년 내에는 1000대의 공유 자동차를 도시에 선보인다는 게 목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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